“2025 겨울, 청계천의 빛” 12월 12일 점등… 황금빛 아래 모두가 하나되는 서울의 겨울 [사진 제공 서울특별시. 재판매 및 DB 금지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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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1월, 찬바람이 문턱을 넘는다. 계절은 서서히 겨울의 옷을 꺼내 입고, 거리는 낮보다 길어진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. 하지만 그 어둠을 무채색으로 내버려두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있다. 도시들은 하나둘씩 ‘빛’이라는 언어로 겨울을 말하기 시작한다. 빛은 장식이 아니라, 계절과 사람, 도시를 잇는 매개체가 된다.
빛축제가 전국을 채우기 시작하는 건 이달 말부터다. 화려함보다 따뜻함을, 일회성보다 기억을 중시하는 흐름이 짙어졌다. 그 중심엔 각 도시가 품은 고유한 이야기들이 있다.
2025 함평 겨울빛축제 [사진 제공 함평군. 재판매 및 DB 금지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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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남 함평은 가을 대표 축제인 국향대전의 조형물을 그대로 품은 채 ‘2025 함평겨울빛축제’를 연다. 꽃 조형물은 낮과 밤을 가로지르며 ‘겨울 속 테마가든’으로 재탄생한다. 여기에 미디어아트, 버스킹, 크리스마스 체험 프로그램이 더해져 군 단위 지역에서도 풍성한 겨울 콘텐츠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.
묵호 라면야행 [사진 제공 동해시. 재판매 및 DB 금지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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강원 동해시 묵호항의 밤은 화려하지 않다. 대신 조용히 깊다. ‘묵호 라면야행’은 라면 한 그릇을 매개로 어둠 속 바다를 경험하게 한다. 스카이밸리에서 마주하는 밤바다, 바닷바람, 그 자리에서 끓여 먹는 뜨거운 국물. 특별한 연출 없이도 도시의 정체성과 감성이 오롯이 드러난다.
2025 서울빛초롱축제 [사진 제공 서울특별시. 재판매 및 DB 금지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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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울 청계천은 매년 연말이 되면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빛으로 부른다. 올해 ‘2025 겨울, 청계천의 빛’은 케이크 트리와 미니기차, 캔디 캐슬 등 가족 친화 콘텐츠에 영상편지, 숏폼 공모전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까지 더해졌다. 청계천은 더 이상 감상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. 시민이 직접 축제를 만들고, 축제를 통해 도시와 소통하는 장으로 확장됐다.
[사진 제공 서울특별시. 재판매 및 DB 금지]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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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처럼 각기 다른 빛의 방식은 도시들이 겨울을 마주하는 태도를 말해준다. 겨울은 관광 비수기다. 그 빈틈을 메우기 위해 지역은 야간 체류를 유도하고, 도시는 밤의 얼굴을 다시 그린다. 축제의 무대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,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문화적 광장이 된다.
그리고 그 질문이 남는다. 겨울에도 도시는 사람을 위해 무엇을 준비할 수 있을까.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도시는 빛을 꺼내 들었다. 누군가에겐 가족과의 따뜻한 기억, 누군가에겐 지친 연말의 위로, 또 누군가에겐 도시를 다시 보는 경험이 된다.
11월의 마지막 주, 전국 도시들이 하나씩 불을 밝힌다. 따뜻한 온기의 불빛들이 어둠을 뚫고 퍼져나간다. 그 아래서, 각자의 겨울이 조금씩 깨어나기 시작한다.
컬처GB신문 발행인 칼럼니스트